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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의식 이라는것..

얼마전 Architectureday라는 것을 했다.
내부적으로 우리의 기술력을 다시한 번 검증하고, 미래가치를 찾아 내부적으로 워크샵을 하는 것 같다. 정말 이것이 맞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모두들 처음 해보는 것이고, 열의를 가지고 준비를 했다.

성공(?)적으로 마치고나서 남은 것들이 많다.

그 중 하나는, 수 십명의 멤버중에 우리의 서비스를 직접 고객의 입장에서 써본 사람이 단 두 명뿐이었다. (손을 안들었을 수도 있지만, 사실 평소에도 그런 느낌은 들었다)
수 십명의 멤버중에 경쟁사의 서비스를 고객의 입장에서 써본 사람은 단 한 사람 뿐이었다.
물론 난 진행자라 세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말을 했다.
우리의 제품을 써보지도 않고 만들면 주방장이 맛도 안보고 요리를 하는 것과 같다. 소위 우리나라의 프로라 불리는 사람은 하도 만들어서 이젠 맛도 안보고 만들어요 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난 그 사람들을 프로라고 부르지 않는다. 단지 적당히 하는 아마츄어의 프로 흉내내기라고 한다. 온도, 습도, 재료의 질에 따라 양념의 양을 다르게 해야할 수도 있고, 불의 가감도 역시 맛을 보면서 조절해야 하는거 아닐까? 그걸 안보고 아는 신의 경지는 정말로 신 이외에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우리의 제품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모든 기능을 써보지 않은 UI/UX 설계자가 어떻게 제품을 논할 수 있을까? 스스로 자기의 기능이 고객에게 어떻게 비쳐지는지 고객의 입장에서 써보지 않은 개발자가 어떻게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난 벽에 부딪힐 때 항상 떠오르는 말이 있다.
일본의 만화가가 한 이야기 인데.. 한 장면을 연상하고 그림을 그려도 표현하고 싶은 느낌이 나지 않을때는 천 장이든 만 장이든 같은 그림만 그린다. 그리고 나서 그 중에서 가장 가까운 느낌의 그림을 참고로 다시 그린다. 마음에 들 때까지..

몇 번이나 내 글속에 있는 내용이다.
난 누님에게 복사기 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같은 그림을 내가 원하는 느낌이 날때까지 그려댔다. 결국 사람들은 나보고 그림을 잘그린다고 하지만, 난 같은 그림을 몇 백 몇 천번을 그렸는지는 사람들은 모른다.

난 이 프로젝트에 들어온지 3개월.. 하지만 제품 사용은 소비자로서 3년이란 세월을 사용했다. 물론 이 회사 사람들 만큼 접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회사 개발자들은 이보다 더 오래 더 많은 시간을 만들었지만, 나보다 제품을 모른다. 사업팀장도, 영업사원도 자기는 충분히 우리의 제품을 안다고 얘기해놓고 내가 말한 내용은 너무 상세하다고 하면서 얼버무린다.
이런 환경에서 정말 좋은 제품이 나오길 바라는 것은 무리다.
더 웃긴건, 개발팀 스스로 자기네 제품이 정말 안좋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정말 노력을 한건지.. 아니면 자기네들 능력부족이라고 스스로 얘기하는 것인지..

지금까지  20여년 IT업계에서 많은 사람들을 봐오면서, 우리나라에서 프로의식을 가지고 일한 사람을 본 것이 손가락에 꼽힌다.
실력 운운하지 않는다. 단지 프로의식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이다.
정말 이 나라는 글로벌 경쟁력이란 것을 가질 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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