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일본에서 따돌림 받는다고 망치질부터 하실건가요?(feat. 舟を編む)

영상버전 : https://youtu.be/dhH02gdB33E


船を編む라는 애니메이션의 한 부분입니다. 
이 작품은 일본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작품을 애니메이션 및 드라마화 한 것인데요..
인상깊은 표현이 있어 가지고 왔습니다.

사전이 만능은 아닙니다. 
말 이란 것은 결국은 인간이 만드는 거죠. 
언어는 살아있기 때문에 
사용법이나 뉘앙스는 시대에 따라 변해 갑니다. 
때문에 언어를 쉽게 보시면 안된다는 이야기죠. 

----

얼마전 20대의 한국인 유학생이 대학교 강의실에서 강의를 듣다가 
망치를 휘두른 사건, 기억 나시나요? 

오사카 쪽이었죠 아마.. 
망치를 휘둘러 5명이 다치고 경찰이 와서 잡아갔다는데요.. 

그녀의 주장은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따돌렸다고 하는데요.. 

그녀 생각에는 
자신은 아무 잘못도 없이 평범하게 대했지만,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따돌린다고 느꼈다고 했지만, 

주변 사람들 입장에선 어떻게 봤을 까요?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자기 주장이 강하고
우리는 딱히 그 녀를 따돌린 적 없다.
단지 너무 강한 그녀와 오래 있는건 피곤해진다.

고 했겠죠.. 

무의식 중에 불편해서 거리를 두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 불편함을 만든건 그녀겠지요.

여기서 일본어의 단어 선택의 중요함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아마도 제 생각에는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직설적인 표현이나 
너무 훅 들어오는 표현들이 
일본인에게는 거리감을 만들지 않았을까요? 
그러니 일본인은 단지 그녀를 대하기 어려워 하는 것이었지만
그녀에게는 따돌림 받는다고 느껴지지 않았을까요?

얼마전 저에게 상담을 하던 일본에 온지 얼마 안된 사람과도 
이 이야기를 하면서 일본어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국어도 분위기를 파악한 단어 선택이 중요하지만, 
일본어는 더욱더 상황에 따른 단어 선정이 민감하죠. 

예를 들어 

회사에서 상사가 지시를 내렸을 때, 
알겠습니다를 
了解です。
라고 하면, 상사는 기분이 언짢아집니다. 
한국인이 보면 맞는 말인데 왜 일본인 상사는 언짢아했을까요?

了解です라는 말은 
회사라면 동료나 자기보다 부하나 손 아래 사람에게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만만하게 보인다 라는 느낌을 주게 되죠. 
저는 이런걸 없애기 위해
かしこまりました。
를 많이 사용하지만, 
지나친 정중어는 상대에게 부담을 주긴 합니다. 
하지만, 상대를 존중하는 것은 지나치더라도 기분은 좋습니다. 

만약 손위 사람에게 
兄貴
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도 
이미 형제같이 친하거나
야쿠자같은 결속력이 있을 떄
많이 사용을 하지요

그런데 느닷없이 兄貴라는 표현을 하면
일본 사람들은 이사람 뭐지?
하면서 오히려 거리를 둡니다. 

물론 서로의 심리적 거리 라는 것이 있어서 
한국 사람은 술자리만 가지면 바로 형동생 하는 버릇이 있잖아요?
저의 경우는 일본에 처음 왔을 때 부터 
일본의 이런 사람을 대하는 방법이 제게 맞았죠. 
아무리 친해도 어느정도 거리감 있는 표현을 쓰면서 
상대를 존중해 주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마음은 친해졌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때문에 전 처음 만난 초등학생 쯤 되보이는 아이들에게도 
존댓말을 사용합니다. 
어린 아이와 같이 있는 부모님들은
애들에게 말 놓으라고 하지만 
입꼬리가 올라가는 모습을 많이 보죠. 

이렇게 상대에게 쓰는 표현 하나하나에
많은 교감이 있는 것이 일본어입니다.

일본에서 사회 생활을 하다가 
일본인의 이지메에 못이겨서 돌아가시는 분들이나,  
일본인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해서 돌아가시는 분들은
일본어는 단지 소통만 되면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부인을 私の奥さん이라고 표현하는 등
상대에게 불쾌감을 줄 표현을 할 수도 있죠. 

여기서 妻가 낮춤말이기 때문에 상대에 대해서 
내쪽의 사람들은 모두 낮춰야 하는 일본의 예절에 벗어나는 거죠. 

외국인이니까 봐줄거야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동남아 사람이 한국말로 당신에게 반말로 경시하는 표현들을 
그냥 책에서 배웠다고 계속 하고 있으면
한 두번은 넘어가겠지만, 
계속 들으면 기분이 좋은가요?

그 때문에, 
일본이 적응이 안되어서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분들의 
콘텐츠를 보고 있으면
그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기 중심적이고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려는 사람이 
제가 보기엔 없던거 같아요. 
그냥 자기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것만이 진실이고, 
자기가 맞다면 남의 의견은 별로 듣지 않으려 한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지나치게 효율만을 따지고 가성비를 추구하는 
한국 사람들이 많아지는 느낌을 받으며 
점점 제가 느끼고자 하는 사람의 냄새가 
희미해지고 있는 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일본인이 다 사람같다는게 아니죠.
오히려 악인은 더 악질입니다. 

하지만 최소한 
제 주변에서 만난 일본 사람들은 
선택하는 단어나 표현이 사람마다 다르다보니 
그 사람들의 배경과 가치관을 상상하는 재미가 있죠. 

때문에 그러한 자기 표현의 일환이 겉으로 나와서 
못생기면 모두가 획일적인 이상형의 얼굴로 
성형을 해야만 한다는 가치관이 아닌
나만의 장점을 표현하는 화장법을 만들어가자 
라던가 
자기를 표현하기 위해 남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대범하게 입고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이 
저에게 더 맞는 것 같네요. 

-- 결론 -- 

언어는 단순히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상대의 의중을 읽고 상대에게 나의 감정과 의도를 인식 시키는 수단입니다. 
동일한 업무에서도 소통을 잘하는 사람은 대상에 따라 단어나 표현의 선택을 달리 하죠. 

그 동안 일본어는 JLTP1급만 따면 
모든게 해결될거라 믿고 계셨던 분들께
다시 한 번 돌아볼 기회를 만들며

상대의 행동이 마음에 안든다면
망치부터 휘두르지 말고
자신의 표현이 상대에게 거리를 두게 만든건 아닌지 
다시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giip :: Control all Robots and Devices! Free inter-RPA orchestration tool! https://giipasp.azurewebsites.net/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일본 두바퀴 여행(바이크 편)

영상버전 : https://youtu.be/P3vC17iVu1I 이번에는 일본으로 넘어와서 일본 종주하시는 바이커들을 위한 정보입니다.  일본에서의 2륜의 정의가 면허와 도로교통법이 조금씩 다르다고 합니다.  그래도 그렇게 크게 신경쓸 건 없으니 딱 세 종류로 말씀 드릴께요.  50cc는 원동기 1종이라고 하여 3차선 이상 교차로에서 우회전, 한국에선 좌회전 같이 크게 도는 것이지요..  이게 불가능합니다.  직진 신호로 넘어간 뒤에 방향을 틀고 다시 직진으로 두번 꺾어 가야 하구요,  두 명이 타면 안됩니다.  그리고 맨 가장자리 길로만 가야해서 애매하게 끝에서 두 번째 차선만 직진인 곳들이 있어서 난감할 때가 있지요. 그런데에 직진하면 걸리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까지 걸리고 안걸리고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직좌 마크가 아닌 좌회전 마크만 있는 곳이 은근히 많으니 조심해야 하겠더라구요.  최고 시속도 30km를 넘기면 안되어 천천히 달려야 합니다.  아뭏든 제약이 엄청나게 많으므로 60cc이상을 가져오시거나 렌트 하시는 것을 추천하구요,  125cc미만은 겐츠키 2종이라고 하여 두 명이 타도 되고, 3차선 이상에서 우회전이 가능합니다.  상당히 제약이 풀리는 대신 고속도로를 탈 수가 없지요.  만약 국도로 천천히 올라오신다면 125cc미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실제로 일본인 바이커들 중에서도 국도 종주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구요,  도심에 가면 125cc미만까지만 주차 가능한 바이크 주차장도 꽤 많기 때문에 도심용으로는 메리트가 큰 것 같습니다.  뭐, 125cc대는 곳에 큰 바이크를 대는 경우도 자주 보는데, 아무도 뭐라 안하긴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의 바이크 등록대수는 1031만대 인데도 바이크 전용 주차장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바이크 주차장이 저렴하기 때문에 웬만한 ...

책에서는 안 알려주는 대규모 트래픽을 위한 설계

음성 버전 :  https://www.youtube.com/watch?v=ZZlW6diG_XM 대규모 트래픽을 커버하는 첫 페이지 만드는 법..  보통 DB를 연결할 때 대규모 설계는 어떻게 하시나요?  잘 만들었다는 전제 하에 동접 3000명 이하는  어떤 DBMS를 사용해도 문제 없이 돌아갑니다.  여기서 이미 터졌다면 이 콘텐츠를 보기 전에 DB의 기초부터 보셔야 합니다.  아.. 개발 코드가 터졌다구요? 그럼 개발자를 때리셔야지요..  만약 3000명을 넘겼다면? 이제 Write/Read를 분리해서  1 CRUD + n개의 READ Replica를 만들겠죠?  보통 Read Replica는 5개가 최대라고 보시면 됩니다.  누가 연구한 자료가 있었는데...  6번째 레플리카를 만든느 순간 마스터가 되는 서버의 효율 저하 때문에  5번째에서 6번쨰로 올릴때의 성능이 급격히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때문에 Azure에서도 replica설정할 때 5대까지 밖에 설정 못하게 되어 있지요.  유저의 행동 패턴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1 CRUD + 5 Read Replica의 경우 동접 15000명 정도는 커버 합니다.  즉, 동접 15000명 에서 다시 터져서 저를 부르는 경우가 많지요..  이 때부터는  회원 DB, 게시판DB, 서비스DB, 과금 DB 등등 으로 성격, 서로의 연관도에 따라 나누기 시작합니다.  물리적으로 DB가 나눠지면 Join을 못하거나 Linked Table또는 LinkDB등의 연결자를 이용해서 JOIN이 되기도 합니다.  그에 따라 성능 차이가 생기지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서로 다른 물리적 테이블의 JOIN은 인덱스를 타지 않는다!  라는 것입니다. 즉, JOIN할 테이블들을 최소한으로 만든 뒤에 JOIN을 걸지 않으면 NoSQ...

BI의 궁극판! Apache Drill을 써보자!

사실 Apache Drill 은 BI(Business Intelligence)라고 부르는 것 보다는 단순 데이터 연결 엔진이다. https://drill.apache.org/ 하지만 내가 왜 극찬을 하느냐면.. DBA로서 항상 문제가 되어왔던게, 이기종 데이터의 변환이나 처리였다. 포맷을 맞추는데 엄청난 시간이 걸리고, 데이터 임포트 실패가 무수하게 나고.. 한 번 잘못 데이터를 추출하면 다시 조정, 변환, 추출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런데! Apache Drill은 그냥 RDB를 CSV랑 연결해서 조인해서 통계를 낼 수 있다. 그것도 표준 SQL을 사용하여! 예를 들어, CSV의 세 번째 컬럼이 price 이고, 물건의 판매이력을 PG사에서 CSV로 출력 받았다. 우리 DB와의 검증을 위해서는 수동으로 Import를 한 뒤에 포맷이 안맞아 잘리는 데이터가 있다면 다시 맞춰주고, 재 임포트를 수십 번, 그리고 나서 겨우 들어간 데이터를 조인하여 빠진 데이터를 분간한다. 숫자가 적다면 개발자가 개발로 처리할 수도 있지만, 건수가 하루에 300만건 짜리라면.. 한 달 온 파일은 9천만 건이다. 프로그램으로 고작 처리하는 것이 초당 500건. 거의 20만초, 에러 없이 약 56시간.. 에러가 생기면 다시 56시간.. ㅠㅡㅠ 이런게 현실이기 때문에 쿼리 말고는 방법이 없다. apache drill 의 진면목을 보자! 이번에는 좀 범용 적인 MySQL DB와 붙여 보자. . 난 이번에는 Mac에서 작업을 했기 때문에 그냥 다운 받아서 풀었음.. https://drill.apache.org/download/ 여기서 자기 OS에 맞는 버전을 받아서 설치하시길.. 압축을 풀고 나면 MySQL 커넥터를 붙여야 한다. https://dev.mysql.com/downloads/connector/j/5.1.html 여기서 다운로드 이런 커넥터 들을 붙일 때마다 콘피그를 수정해 줘야 하지만, 몇 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