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갑자기 사촌형의 부인이 사고로 죽었다는 급보를 받았다.
너무 정신 없을테니 난 다음날 가기로 하고 누나와 어머니만 장례식장에 갔다.
오늘 아침 갑자기 누나에게서 전화가 왔다.
사촌형이 자살을 했다는 연락이 왔다.
아직 8살과 5살짜리 딸이 있는데 너무 무책임한 것이 아니냐며 사촌형을 탓하시는 어머니께 난 화를 냈다. 물론 어머니의 잘못은 없지만, 우리나라에서 너무 당연한 반응에 울컥했다.
그런 당연한 듯한 반응이 사람들를 몰고가서 결국 자살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가서 자초지정을 들어보았다.
사촌형과 부인은 주변에서 평판도 좋고 사람들이 아주좋고 서로 많이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은 나 이외에도 그들을 알고있는 누구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들이 자살을 하리라는 것을 어느 누구도 믿지 않았고, 전날까지 즐겁게 이야기를 했다는 가족들도 그렇게 죽을 줄을 몰랐다고 한다.
그런데..
내 추측은 이렇다.
남편은 가게를 하고 있는데 최고 월6천만원정도까지 매상이 날 정도로 잘되고 있다.
부인은 어린이집을 경영하는데 부인에게 들어오는 월수가 천만원이 넘는다고 가족들이 부러워 했다.
하지만, 남편의 욕심에 가게를 확장하여 2호점을 내려는 곳에 문제가 생겨 법정싸움까지 가게되고, 여기서 집에서 싸움이 잦았으리라..
그안에서 너무 서로를 믿는 마음에 가볍게 이야기 한것이 부인에게 너무나 큰 상처가 되었고, 결국 죽음으로 이르게 된 것 같다. 사고라고 했지만 자살... 이었다.
게다가 죽는 날 경영하던 어린이집을 처분하고 그 돈을 부인의 어머니께 입금을 해줬다고 한다. 아마도 오래 전부터 결정해서 진행했던게 아닐까...
너무나 여리고 착한 성격에 누구에게도 말을 못하고 극단적인 결정을 한 것이리라..
문제는 그 뒤였다.
그녀의 죽음을 남편의 탓으로 돌리는 여자의 가족들..
절대 농담으로라도 하면 안되는 말을 한 것이다.
"자식들에게 엄마를 죽인건 아빠라고 평생 이야기하겠다"
라는 그녀의 가족의 말에, 마음이 여리고 그녀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그는 결국 자신의 잘못으로 자식에게 살인자라는 이야기를 평생 들어야 한다는 죄악감까지 들어온 것이다.
그녀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녀에게 꼭 입히고 싶은 드레스가 있다면서 집으로 드레스를 가지러 간다면서 혼자 집에 가서는 그의 누나에게 메시지로 사죄를 하고 자식들을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고 목숨을 끊은 것이다.
장례식장에 모여든 그녀의 가족들이 죄없는 두 아이를 졸지에 고아로 만든 것이다.
지금은 죽일놈이니 뭐니 하는 이야기를 안하고 구석에서 울고만 있다.
그렇게 사람을 죽이고 속이 시원할까?
그럴리 없겠지. 아마 자신들의 말 한마디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사실을 평생 안고 살겠지.
그들 앞에서 이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이 애들이 크면 당신들을 만날때마다 너희 부모를 죽인 사람들이 이 사람들이었다"고..
지금도 죄책감을 느끼고 있을테니 말안해도 되겠지만
너무나도 착한 사촌 가족들을 대신해 화를 내주고 싶다.
우리 일가에서 가장 착하고 남만을 위해 사는 정말 몇 안되는 사람들이라 그 보답으로 좋은 가족을 이루고 잘 사는줄 알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당연한 "희생"을 강요하는 가족이란 집단이 만든 비극이고, 심심치않게 뉴스에 나오는 내용이 드디어 내 옆에도 생긴 것이다.
사람이 죽기 전까지 바뀌지 않을거라고 내가 누누히 얘기 했건만, 누군가 죽어야 결국 바뀌는 걸까?
장례식장에서 사람들이 말하는 내용을 듣다가 안타까움을 느끼며 나왔다.
여기서 어느 누구도 그들이 죽어야만 하는 이유를 아직도 모르는 거 같다.
결국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다가 또 누군가 죽겠지..
아마 가족의 의미에 대해 쇠뇌당하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진실을 모른채 정신적으로 연약한 착한 사람들을 이 순간에도 가족들이 죽음으로 내몰고 있겠지..
그리고 탓하겠지. 그렇게 약해빠져서 어떻게 가족을 이루고 살거냐고..
사람의 개개인의 차이를 강해야만 한다는 획일적인 인간상에 껴맞춘채..
최소한 죽음 이란 것을 이 순간 생각해본 사람이 이 글을 읽는다면
꼭 내게 연락을 줬으면 한다.
생각만 바꾸면 세상은 생각보다 살기 좋고 살만한 것이 많다고..
그런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을 같이 현명하게 고민해줄 자신이 있다.
그 날 누나랑 같이 갔다면 사촌형은 지킬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남는다.
댓글
댓글 쓰기